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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아웃 버튼을 누르다 – 내가 끊은 SNS 목록과 첫날의 불안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손이 가는 건 물 한 잔도 아니고, 스트레칭도 아니다. 오늘은 SNS 없이 살아보기: 7일간의 로그아웃 챌린지를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바로 스마트폰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제일 먼저 여는 건 인스타그램, 유튜브,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그리고 틈틈이 확인하는 페이스북까지. 하루 종일 나도 모르게 수십 번씩 들락거리는 SNS를 통해 사람들과 연결되고, 정보를 얻고, 심심함을 달래며 살아왔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내가 원해서 보는 걸까, 아니면 습관일까?’
어느 순간부터 내가 SNS를 즐기고 있다기보다, 끊을 수 없어서 계속 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해졌다. 그래서 결심했다. 단 일주일만이라도 SNS를 끊어보자고. 7일 동안 로그아웃하고 살아보자는 챌린지를 시작했다.
내가 사용 중단한 SNS 목록은 다음과 같다.
인스타그램: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플랫폼. 피드를 넘기며 시간을 흘려보내는 데 도가 텄다.
유튜브: 정보 검색이 아닌 ‘추천 영상’ 위주의 시청을 자제하기로 했다.
페이스북: 친구 소식보다는 광고와 짤방이 더 많은, 이제는 익숙하지만 덜 중요한 플랫폼.
오픈채팅: 관심사 기반 소통이 오히려 피로를 불러오는 채널.
이 모든 계정에서 로그아웃하고, 아이콘은 폴더 깊숙이 숨기거나 삭제했다. 첫날은 마치 무언가 중요한 걸 두고 나온 듯한 느낌이 강했다. 버스를 기다리는 3분, 점심을 먹고 난 뒤의 여유 시간, 잠들기 전의 10분. 손이 허전했고, 마음이 허전했다. ‘지금 친구들은 뭘 하고 있을까?’, ‘놓치고 있는 정보는 없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뇌에서 SNS가 빠져나간 자리를 불안이 대신 채우는 느낌이었다.
점점 들려오는 내 마음의 소리 – 감정 변화와 나만의 시간
3일째부터 조금씩 변화가 생겼다.
일단 시간이 남는다. 정말 이상할 정도로 시간이 남는다. 전에는 무심코 SNS를 하며 30분, 1시간씩 흘려보냈는데, 그 시간을 어디에 써야 할지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책을 집어들고, 산책을 나가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다 보니 이 ‘여유’가 점점 소중하게 느껴졌다.
감정적으로도 의외의 변화가 있었다. SNS를 하지 않으면 당연히 외로움을 많이 느낄 줄 알았다. 그런데 정작 느낀 건 ‘비교하지 않음에서 오는 평온함’이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친구들의 여행 사진, 예쁜 카페 방문기, 운동 성공 후기 등이 끊임없이 올라오지만, 그 속에서 나는 늘 부족하고 뒤처지는 느낌이었다. SNS를 끊고 나니 그런 비교 대상 자체가 사라졌고, 내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물론 완전히 외롭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퇴근 후 조용한 방에서 혼자 있을 때는 스마트폰을 들고 싶었고, 누군가와의 연결이 그리워졌다. 하지만 이 고요함 속에서 나는 ‘진짜 나’의 감정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불안, 기대, 욕심, 편안함… 다양한 감정이 스쳐갔다. 그것들을 바라보고 인정하는 연습을 하게 된 것이다.
SNS 없는 삶, 내가 느낀 자유 그리고 앞으로의 변화
챌린지를 마친 7일째 밤, 나는 SNS 앱을 다시 켜지 않았다. 계정을 완전히 삭제한 건 아니지만, 다시 로그인할 이유도 딱히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 챌린지를 통해 느낀 가장 큰 변화는 자유였다.
SNS를 안 하니 불필요한 정보에 휘둘리지 않았고, 누군가의 시선이나 반응에 의식하지 않았다. '좋아요 수'에 연연하지 않고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시간을 '내가 선택해서 쓰는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 ‘연결’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분리’도 중요한 감정이었다.
앞으로 SNS를 완전히 끊겠다는 생각은 아니다. 다만, 사용하는 방식과 목적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나에게 필요한 정보만 얻고, 소통이 즐거운 순간에만 참여하기. 비교가 아닌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계정만 팔로우하기. 알람은 꺼두고, 접속 시간은 제한하기. 그런 식의 균형을 만들어가고 싶다.
7일간의 로그아웃 챌린지는 나에게 단순한 디지털 디톡스가 아닌, 삶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리하게 해준 시간이었다. SNS 없이도 충분히 나답게 살 수 있고, 오히려 더 깊이 있는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걸 느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SNS 피로’를 느끼고 있다면, 일주일만이라도 나와 같은 도전을 해보는 건 어떨까?
가끔은 로그아웃이 아닌 진짜 나에게 로그인할 필요가 있다.